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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Jun Young Hong

Out-of-box thinking

최종 수정일: 2021년 6월 24일


드디어 기다리던 슈퍼밴드2가 시작했다. 첫 방송에서 주고 받는 이야기 가운데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한국에는 수많은 실용음악과가 있기 때문에 테크닉적인 면에서는 사람들은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인 밴드가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테크닉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 짧은 대화 속에서 이 이야기는 많은 영역에 적용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여러가지 면에서 쫓아가는 입장이었다. 덕분에 다른 나라들의 선례들을 학습하고 이들의 시행착오를 간접적으로 배우면서 상대적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고, 또 가장 모범적인 모델을 예로 삼아 이들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이제는 그 노력의 결과 여러 분야에 걸쳐서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을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최고 선두에 서게 된 분야도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최선두에 서게 되면 더 이상 모방과 학습을 통해 쫓아갈 수 있는 대상이 없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분야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전략의 수정이 필요하게 된다. 이 때 필요한 전략의 핵심은 혁신 혹은 창의성이라고 일컬어 지는 것 들이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 하듯이 이런 전략을 바꾸는 것은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창의성은 out-of-box 사고를 요구하는데, 기존 패러다임의 쫓아가는 입장에서는 inside the box에서 최고의 인싸가 될 것을 요구 한다.


우리 분야도 마찬가지 인것 같다. 많은 선배 교수님들께서 시행착오를 겪어 가며, 최고의 연구 기관들을 쫓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오셨고, 그 성과가 나타난 것을 보게 된다. 우리나라의 왠만한 대학의 연구 수준이 미국의 주요 주립대와 비견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럼에도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적인 대가들이 나올 수 있으려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 이미 선배 연구자들께서 이런 것을 알고 장기적으로 연구를 평가하려는 제도를 만들고, 또 창의적이고 새로운 컨셉을 통한 연구의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연구를 관리하는 행정의 측면은 여전히 지나치게 관료적이며 보수적인 부분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개개의 랩의 수준에서 보았을 때도 이 두 가지 패러다임이 존재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개개의 랩의 수준에서는, 최고 수준의 연구를 하는 몇몇 랩들 외에는 대다수가 여러가지면에서 쫓아갈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있고, fast follower 전략을 어느정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번째 전략 out-of-box 사고를 장려하고 이를 자유롭게 추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결국은 창의적이고 독특한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트렌디한 것을 좋아하고 트렌디한 쪽에 돈도 모이고 사람도 모여있지만, 정작 역설적으로 사람을 뽑거나 오디션을 할 때는 '독특함'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결국 분야를 막론하고-트렌드를 무시하지는 않고 그 근방에는 머물러 있지만 - 자신 만의 독창성과 독특한 정체성을 가져야 진정한 경쟁력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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